시작하며

신한은행에서 지난 4년 6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토스증권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 이번 이직은 내 개발자 커리어에 있어 매우 커다란 전환점이다.
- 업권이 변한다. 은행업(마이데이터는 본인신용관리업 이지만) 에서 증권업으로.
- 직무도 변경된다. 백엔드/인프라 엔지니어에서 데이터 엔지니어로.
- 스킬셋도 바뀐다. 전 직장과 동일한 스킬셋은 그나마 kafka 단 하나이다.
바뀌는 부분이 많아 긴장도 되지만 그만큼 해보고 싶었던 업무에 도전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한 마음과 설렘이 더 크다. 이번 포스팅은 이직 준비를 마음먹게 된 과정과 프로세스, 그리고 이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두기 위함이다.
왜 (Why)?
새로운 회사를 입사하는 과정과 기존의 직장을 퇴사하는 과정에서 항상 따라오는 질문이 ‘왜?’ 에 대한 물음이였다. 나는 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졌을까? 사실 그 전에도 작은 도전들은 계속해서 시도해봤던 것 같다. 백엔드 엔지니어링을 베이스로 대용량 데이터 처리, 그리고 AI/MLOps 에 까지 연결되는 이 전체적인 흐름을 모두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신입때부터 해왔었다. 생각해보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이유는 두가지가 있다.
- 내가 경험한 강렬한 업무 경험을 기술적 한계를 넘어 확장시켜보고 싶어서
-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해서 다각도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서
확장시켜보고 싶은 영역이 넓을수록 공부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 처음에는 업무 연관성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기회가 닿을때마다 공부해봤던 거 같다. 그게 Cloud로 넘어가고 k8s 같은 인프라로도 넘어가고 데이터 엔지니어링 스킬셋들로 넘어가면서 비록 실무에서는 써먹어보지 못했지만 기술들을 공부하고 이해하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되어갔다. 그렇게 여기저기를 찍어먹어보다가 마지막에는 다시 내 업무로 넘어왔다.
‘이런 저런 기술들이 있고 재미있다는 거 알았는데, 지금 내 업무에서는 뭘 더 바꿔볼 수 있을까?’
이번 이직 과정에서 크게 배운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민했던 경험들과 새로운 기술을 꾸준히 습득해보고자 했던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업무 과정에서도 성과를 만들기 시작했다. 스스로도 느리지만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이건 개개인의 영역을 벗어나 조직 전체가 바라보는 가치관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였고 그렇기에 무엇이 맞다 틀리다를 따지고 들어갈 부분이 아니였다.
그래서 나는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토스 증권 합류 과정
처음부터 경험해보고 싶었던 회사는 명확했다. 이제는 이미 대기업이 되어버린 토스. 금융 회사이면서 IT조직 특유의 문화가 같이 섞여있는 국내에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가진 곳이다. 나는 많은 계열사들 중에서 토스 증권(Toss Securities)을 선택했다. 엄청난 실시간 트래픽과 거래 안정성을 겸비해야 하는 난이도 높은 문제들을 뛰어난 기술력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판단했다.
1. 서류 전형
처음은 서류 전형이였다. 혹시나 지원을 고민중인 지원자가 있다면 공고를 꼼꼼히 잘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공고에는 각 팀에서 원하는 바는 물론 이력서를 이렇게 작성해주면 좋겠다는 추천 방향도 알려준더. 내가 지원한 Data Engineer 팀에서도 이력서에 이런 저런 부분들을 녹여주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었고 나도 내가 가진 경험들 중에서 가장 부합하는 경험들을 추려 정리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다음 전형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2. 직무 면접
이어서 진행한 면접은 직무 면접이였다. 이 지원자가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고 팀에 들어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를 면밀하게 알아보는 느낌이였다. 흔히들 면접을 하면서 면접관님들이 면접자를 판단할 뿐 아니라 반대로 면접자도 면접관 분들을 통해 회사를 간접경험한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내가 구구절절 길게 설명한 부분들도 깔끔하게 몇문장 안으로 요약해 정리하시는 모습들을 공통적으로 보며 다들 굉장히 스마트하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다. 조금 긴장하긴 했지만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셨는지 다음 전형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3. 컬쳐핏 면접
사실상 마지막 면접 전형이였다. 이전 직무 면접도 그렇고 면접이 생각보다 길게 진행되어서 이때도 쉽지 않은 면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나다를까 미리 준비했던 예상 질문들은 전부 쓸모가 없었고, 진짜 내 생각이 중요했다. 무언가 꾸며내거나 보여주기 위한 어떤 대답들은 아마 이 과정에서 다 걸러졌을거 같다. 정말 깊은곳에 자리잡은 내 생각을 꺼내보고 솔직하게 마주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꾸밈없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면접관분들께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에는 CTO 분과도 면접을 가졌는데 이것도 준비할 수 있는 면접은 지금 생각해보면 아니였던 것 같다. 작더라도 어떤 업무를 평소에 하면서 주체적으로 시도해봤던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성과로 봐주지 않아도) 여러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대화 속에 녹아져 나왔을때 면접관님의 부드러운 미소(?)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4. 레퍼런스 체크 & 처우협의
마지막은 레퍼런스 체크와 처우 협의 단계였다. 공휴일도 중간중간 껴 있었고 대규모 채용 시즌과 겹쳐 많이 바쁘셨을텐데도 일일이 연락주시며 조마조마한 마음을 덜어주려 노력하시는 HR분들 모습에 TOSS 라는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던 것 같다. 나와 함께했던 동료분들중에서 조건에 맞는 분들로 몇분 추려 부탁을 드렸고 모두들 흔쾌히 허락해주시며 마지막 처우협의 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정리하며
정든 회사를 떠났고, 꼭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회사에 합류하게 되어 뿌듯하면서도 기분이 복잡 미묘하다. 가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당연히 들지만 솔직히 진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어 그 설렘이 더욱 크다. 앞으로 3주 정도 남은 시간 동안 그동안 못했던 밀린 공부들도 하고 오랜만에 기분전환 겸 아내랑 바람도 쐬러 나갈까 한다. 힘든 일도 많겠지만 뜻이 있기에 TOSS 증권으로 보내진 것이라 확신한다. 내가 돌아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잊지 않기를 기도한다. 👋